2017년 3월 10일, 그야말로 역사적인 날에 이치오시로 혁명(革命)이 지정되었다. 일부러 노리고 지정한 것은 절대 아닐 것이고(dong-tepo no.1의 사례를 생각해 보면 더더욱) 그저 우연의 일치겠지만, 그래도 그야말로 혁명적인 대사건이 일어난 것이니 기억해둘만하다고 생각한다. 아니, 현대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날이 아닐까.
정작 이치오시로 지정된 당일은 저녁에 과음해서 결국 플레이 못 해 다음 날에 겨우 플레이했다.
뒤이어서, 3월 11일, 동일본 대진재(東日本大震災) 6주기인 날이었다. 이 날도 일본인들에게 무거운 의미를 지닌 날이라고 생각한다. 옆 나라 국민으로서도 매우 안타깝고 일본인뿐만이 아니라 인류의 미래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만드는 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비는 의미로, 작곡 동기가 같았던 F를 선곡.
"2011年3月制作のこの曲は、日本中が大混乱する中で生まれた楽曲です。
今より悪い状況はない、ここから一歩ずつ前に進んでいくだけ、という願いを込めて、
IIDXで最も低いDJレベルを意味する「F」と名づけました。" (http://p.eagate.573.jp/game/2dx/19/p/newsong/s_f.html)
2017년 3월에 가동 시작한 새 리듬게임 노스탈지아(ノスタルジア)와 타 기종간의 곡 교환 이벤트로 팝픈에 이식된 곡. 마지막의 박자를 종잡기 어려운 트릴은 좀 난해했지만, 그래도 좋은 곡들이 많이 들어갔구나- 싶어 한국에서도 플레이해보고 싶었다. wac 선생의 팝픈에서의 후퇴는 매우 많이 아쉬운 일이지만, 그래도 모처럼 힘들여 만들어나가는 게임인데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공존하는 그런 심리적 상황이다. 부디 선전해서 오래 살아남고 사랑받기를. wac선생이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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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사회 분위기에 발맞춰, 여러 가지 도전과 시도를 해 보고 있고, 생존을 위한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잘 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이 블로그를 처음 열 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본업에 충실해야'와 '즐기는 것을 더욱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뭐가 나쁜가' 둘 사이에서 갈팡질팡. 엄기호 선생의 책 제목대로 <아무도 남을 돌보지 마라>가 모토로 각자도생인 세상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대와 공생, 그리고 새로운 생명에 대해서도 계속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아, 물론, 그 무엇보다도 내가 제대로 사회적, 경제적인 제 몫을 해내지 못한다면 이 말은 반쪽짜리의 말뿐이니, 세상을 원망하고 싶다가도 그래도 이 악물고 계속 버텨내고 버텨내서 모든 것을 품는 봄바람과 같은 존재가 될 수 있기를.
그게 실질적인 올해의 최대 꿈이자 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