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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 LIFE/2016~2017

팝픈뮤직 온리전 필소굿 FEEL SO GOOD (FSG) 34 방문기

by 小雨 2016. 2. 17.


팝픈뮤직 온리전 필소굿 FEEL SO GOOD 34 방문기

2016년 2월 13일 (토요일)

장소 : 일본 도쿄 도 오오타 구 헤이와지마 도쿄유통센터 (日本 東京都 大田区 平和島 東京流通センター)

http://www.youyou.co.jp/only/pop/34/


  팝픈뮤직이라는 게임을 이렇게 많이 좋아하게 된지 이제 2년이 넘어가는 시점에서, 그동안 꿈에서만 그리던 팝픈뮤직 온리전 <FEEL SO GOOD> (약칭 FSG, フィルソ. 이하 FSG로 표기)에 드디어 가볼 수 있었다. 가볼 생각이야 작년부터 하고 있었지만 결단력이 부족한 나의 성격상 '언제가지?'라고만 생각하고 계속 군침만 흘리다가 이번 FSG 34에는 같이 갈 분이 있어 용기를 내어 다녀오게 되었다. 도쿄에는 2월 12일(금)부터 2월 14일까지 체류했는데(비행기 스케쥴상 15일 새벽 2시까지는 도쿄에 있긴 했다), 그 중에서 FSG에 참가한 13일은 정말 잊지 못할 하루가 될 것 같다.


  비행기 표 및 숙소 예약은 방문 한 달 반 전인 새해 벽두에 겨우 마무리했고, 그나마도 조금 늦게 해서 그런지 약간의 비용 손실은 있었다. 그래도 무사히 왕복할 수 있었고 숙소에서도 잘 쉬었기 때문에 이제와선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같이 가는 분과 여행 이야기를 하고 계획을 짜면서 설레기도 하고, 그 와중에 이번에 FSG에 부스로 참가하시는 일본인 트친 분이 있어 그분께도 방문의 의사를 전하니 매우 반가워하셔서 고마웠다. 일정이 가까워질수록 부스 인포(Information)도 트위터 및 픽시브에 올라오기 시작해 기대와 걱정이 동시에 커져만 갔다. 그 걱정의 제일 큰 이유는 존잘님의 굿즈를 못 사게 될까하는 걱정도 걱정이지만 역시 부족한 일본어 실력이 문제였다. 특히 일본인 트친분을 뵙는데 일단 만났으니 이야기를 해야 할텐데 알아들을 수 있기는 할까(...)라는 생각에 계속 긴장했다.


  도쿄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인천 출발 22:50 - 하네다 도착 익일 1시 정각, 하네다 02시 출발 - 인천 04:30 도착이라는 새벽 시간 밤도깨비 운행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체력 손실은 각오를 해야만 했다. 또한 케이큐(京急) 및 도쿄 모노레일도 운행이 종료된 시간대.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하네다에 도착했을 때에는 첫차가 뜰 때까지 노숙을 할 수밖에 없었다. 공항이 춥지 않고 누울 자리를 확보해 쉴 수 있어 망정이었지. 같이 도착한 사람들을 포함해서 스케쥴 문제로 공항에서 노숙을 하는 사람들이 많기에 자리를 잡기는 쉽지 않지만, 일단 잡는데 성공한다면 어떻게든 쉴 수는 있다. 대신 하네다에서 인천으로 돌아올 때에는 공항버스 및 인천국제공항철도의 첫차시간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기 때문에 빠른 탈출이 가능하다.


  보통 저가항공사 항공기를 이용해 도쿄에 드나든다면 치바 현에 있는 나리타(成田) 국제공항을 이용하게 되지만, 이번에 이용한 피치 항공은 도쿄 하네다(羽田) 국제공항에 취항해서 도쿄까지의 접근성은 매우 편리했다. 비행기를 이용하면서 새벽에 잠을 푹 못 자는게 힘들긴 하지만 3일을 아침부터 밤까지 풀로 쓸 수 있었으니 꼭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고, 저가항공사(특히 그 중에서도 피치)를 이용하면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리스크의 가능성만 감수할 수 있다면(싼데는 다 이유가 있다) 충분히 타볼만한 노선이라고 생각한다.


  첫째 날 일정을 마치고 일찍 잠든 뒤, 아침 9시에 조식을 먹고 FSG가 열리는 도쿄유통센터로 향했다. 이 곳에 접근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교통편은 바로 앞에 역(유통센터역)이 있는 도쿄 모노레일. 시종점인 하마마츠쵸역(浜松町駅*)에서 모노레일을 기다리고 있으니 온리전에 방문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사실 이 날은 FSG만 열리는 것이 아니라, 위의 팜플렛 표지에서 알 수 있듯이 다른 온리전들도 같이 열린다. 그 중에서 한국에서 유명한 행사라면 리듬게임 전반 온리전인 Junction Box. 약 1000엔에 달하는 팜플렛(입장료 개념으로 필수 구입해야 한다)을 사서 입장하면 이날 열리는 행사에 모두 방문해볼 수 있다. 여담으로 도쿄유통센터는 M3의 개최지이기도 하다.


* 도쿄 모노레일/JR 야마노테선 하마마츠쵸역은 도영지하철 아사쿠사선/오에도선 다이몬(大門)역과도 간접환승이 가능하다.


  내가 방문한 FSG는 이번이 34회차. FSG 본행사는 도쿄에서 열리지만 오사카에서 열리는 FSG ex.stage도 넘버링을 별개로 해서 열리고 있으며, 이번 년도에는 후쿠오카(福岡)에서도 8월에 개최될 예정이다[링크]. 개최 규모는 기본이 100부스이지만 이번에는 확장에 확장을 거쳐 최대 250부스(위탁 20부스)라는 큰 규모가 되었다. 참고로 회장 내부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고, 코스프레 촬영시 별도의 촬영권(FSG34 기준 500엔)을 구매하고 코스프레 촬영장에서 촬영해야 하니 유의. 방문기라면서 사진이 없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시작시간이 낮 12시였지만 방문할 사람이 많을거라 생각했기에 10시 20분쯤 도착했다. 역시나 이미 도착해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나와 일행분은 위의 지도에서 '팜플렛 판매소'에서 팜플렛을 사고 바로 위의 화살표 부분에서 앉아 대기를 해야 했다. 이 날 도쿄 날씨는 영상 20도를 넘는 완연한 봄날씨였기 때문에 노상대기하기엔 좋았지만서도 더울 지경이었다. 겨울 필소도 이런데 여름 필소는 얼마나 더울지… 같이 간 분은 작년 여름 필소에 방문했었는데 늦게 가서 대기는 안 했지만 회장 내부가 더워 죽을 지경이었다고 말해주었다. 11시 50분을 넘기니 슬슬 줄이 이동하기 시작했고, 12시가 조금 넘어서 내부로 들어가는데 성공했다. 


  미리 인포를 보면서 방문할 부스를 부스배치도에 표시해둔 뒤 돌아다니긴 했는데 워낙 사람도 많고 부스도 많고 볼 것도 많아서 정신이 없었다. 안그래도 사람 많은 곳에 쥐약인 성격이라 더욱 더 힘들었는지도 모르겠다. 돌아다니다보니 코스프레를 한 분들도 종종 보였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코스프레라면 역시 게레-게레(코어락 담당캐릭터)의 코스프레를 한 2인조였다(…). 그 외에 츠기도카! 캐릭터들이라던지, 니트, 포치코, 플로라 등의 캐릭터들도 기억에 남는다.



  위의 사진은 팜플렛 안에 들어있는 부스 배치도. 개인적 메모는 모자이크 처리. 자세히 보면 알겠지만 부스의 특성(올캐릭터 / 여성향 / 남성향 / 아사키 / 츠기도카 / MZD 등 캐릭터 중심)에 따라 분류가 되어 있는 점이 신기하다. 이는 Junction Box도 마찬가지. 여튼 저렇게 표시를 해 두고 부스를 찾아갔는데 다행히 이번에 구하고자 한 물품은 다 살 수 있었다. 대신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수월하게 사버리니 막 질러버리게 되어 예상했던 예산을 훨씬 초과해서 마지막날의 일정은 조금 저렴하게 할 수밖에 없었다.


  굿즈 구입은 일본어를 잘 못 해도(물론 기본적인 일본어 - 인사나 구입 의사 나타내기, 감사 등은 할 줄 안다는 전제 하에) 크게 무리 없었다. 굿즈 가격을 잘 못 알아듣는 눈치면 손가락이나 계산기 등을 사용해 보여주기도 했다. 수위본 구입도 (트친분 대행 건으로) 처음 해 봤는데, 연령확인 요청에 대해서도 여권을 보여주니(혹시 몰라서 내 생년에 해당하는 일본의 연호, 년도를 메모해 가기도 했다) 문제 없이 구입할 수 있었다.


  니논짱을 좋아하시는 일본의 존잘님 쇼코(ショーコ)님도 이번에 부스를 내셨는데, 가서 이것저것 사고 인사를 드리려니 내가 달고 있던 니논 뱃지를 보고, 한국에서 왔다는 나의 말을 듣고 'もしかして小雨さんですか'라고 알아봐주셔서 매우 감격했다. 당시는 팔로우하기도 조심스러워서 그저 관글만 찍고 그랬었는데 알고 계실 줄은 몰랐다. 여튼 너무 좋아서 사인도 다이어리에 부탁드려 받을 수 있었고, 회장에서 나온 뒤 팔로우도 해서 인사도 나눌 수 있어서 매우 좋았다. 그리고 (핸드폰 기종이 달라 쓰진 못하지만) 니논짱이 그려진 아이폰 케이스도 살 수 있었고, 여하튼 이렇게 실제로 뵐 수 있었다는게 참 신기했다.


  또한 이번 필소에서 부스참가로 참가하신 트친분 사인아루(サインあーる)님을 드디어 뵐 수 있었는데, 니논 뱃지를 달고 그 분의 부스에 가서 "サインあーるさん小雨です。"라는 말을 꺼내기도 전에 "あっこさめさん!"이라고 반겨주셔서 매우 반가웠다. 기본적인 일본어는 할 수 있었지만 복잡한 회화는 잘 못해서 스마트폰의 번역기를 이용해(나는 네이버 일본어사전 번역기, 그 분은 infoseek였나 무튼 다른 사이트) 대화를 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 준비해간 선물도 드리고, 그 분도 미리 언질을 주셨던 선물을 이것저것 챙겨주셔서 매우 감사했다. 같이 간 일행분까지도 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아서 (그것도 그 분의 최애캐 카드) 놀라고 고마웠다. 사인도 다이어리에 요청해 니논 짱의 그림을 받을 수 있었다. 약 20분 정도 부스에 머무르며 이야기를 하다가 다음에 다시 뵙기를 희망하며 헤어졌다.


  약 한시간 반에 걸친 일정을 마치고 회장을 나와서, 같이 간 분의 지인을 만나 셋이서 유통센터를 탈출해 개인적인 만남을 가지면서 필소탐방도 막을 내렸다. 그렇게 오래 있던 것은 아니었고, 아무래도 언어의 장벽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팝픈뮤직을, 그리고 리듬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쯤 방문해볼만한 가치가 있다 생각한다. 꼭 굿즈를 구입하러 가거나 사람을 만나러 가는게 아니더라도, 같은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왁자지껄한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사람 많아서 체력 빠지는 것과는 별개로) 매우 즐거운 경험이었다. 언제까지 이 행사가 계속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행사가 수십 번째 계속 열릴 수 있다는 팬덤의 규모가 부럽기도 했지만 말이다재정상의 여유만 허락된다면 다음에도 또 가고 싶을 정도로 좋은 팝픈월드 나들이었다.


(이번 필소에서 구입한 굿즈들(의 일부). 선물받은 것은 따로 올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