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LAY & LIFE/2016~2017

팝픈뮤직 온리 이벤트 FEEL SO GOOD 38 참관 후기

by 小雨 2017. 7. 31.


 올해 2월 이후 다섯 달만에 다시 도쿄를 찾았습니다. 3월에 비행기 표를 예매할 당시만 하더라도 과연 이걸 내가 갈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인생이 꼬이고 꼬이다보니 결국 어찌어찌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갈 수 있는 처지가 된 것을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아직 인생이 끝난 것도 아니니까 너무 아쉬워하지 말고 다녀왔던 경험 자체를 소중히 여겨야겠습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피치항공을 이용했고, 금요일 밤에 출발하여 월요일 새벽에 귀국하는 2박 4일의 일정이었습니다. 이번 여행에는 평소 좋아하는 나츠메 소세키의 <그 후それから>를 가져갔는데, 다 읽지는 못했지만 주인공 다이스케의 언행을 따라가면서 도쿄를 누비는 맛이 좋았습니다.


  잦은 장마비로 인하여 서울은 상당히 습했는데, 도쿄도 그 못지 않게 습하고 덥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많이 걱정했습니다만 도쿄보다도 서울이 오히려 더 습한 것 같았습니다. 고온으로 인한 땀과 불쾌함은 어쩔 수 없었지만 걱정했던 만큼의 더위는 아니어서 무난히 도쿄 여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게임센터는 WGC나 게센 인 미카도를 제외하면 오래 들르지 않았습니다. 아, 트친분의 권유로 오토카돌(オトカドール)을 해 봤는데 재미있었습니다.


  이 이후로 FSG 참가는 물론 해외여행을 언제 다시 갈 수 있을지 기약하지 못해서, 운반이 조금 힘들었지만 트위터상의 일본인 지인분들께 한국 김 선물세트를 가져갔습니다. 워낙 부피가 커서 상자를 해체했다 도쿄 도착 후 재조립하는 등, 무슨 금괴...아니 김 밀수꾼 같은 기분도 들었습니다만 총 네 분에게 드렸는데 반응은 모두 좋아서 드린 보람은 충분히 있었습니다. 이전에도 만나뵈었고 여전히 트위터로 교류중인 세 분과 더불어, 열렬히 구독팔로우 중인 한 분께서 이번 FSG에 참석하신다길래 부랴부랴 가서 인사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다만 분명 여름에 일본어를 공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회화 능력은 2월만 못하다는 느낌이 들어 살짝 슬펐습니다... 그리고 한국인 트위터 지인분들도 만날 수 있어 기뻤습니다. 현재 일본에 거주하고 계신 분들을 만날 수 있던 것도 기뻤고, 이번에 부스를 낸 지민(ジミン)이도 간만에 만나 책도 구매하고 선물도 주었습니다.


 이번에는 오전 11시부터 행사가 시작되어서 조금 더 서둘렀습니다. 이번에는 우에노上野에 숙소를 잡았기 때문에 FSG 회장인 TRC(유통센터)까지 가는 것은 매우 쉬웠습니다. 우에노 - 하마마츠쵸 - 유통센터 순. 9시가 조금 넘어 도착했는데 상당히 이른 시간에 도착해서 그늘진 곳에서 편히 기다릴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입장료를 겸해 구입하는 팜플렛이 1000엔이 아니라 800엔이었는데, 보시다시피 이전과 달리 팜플렛에 게재된 행사가 줄었습니다. 하지만 같이 열렸던 행사의 수는 기존과 같은 규모였던 것으로 보아, 일부러 나눠둔 것 같습니다. 이번 FSG는 총 200부스를 모집했으나 그의 2/3 정도가 채워져서 상대적으로 조촐한 편이었습니다.


  특기할 만한 포인트는 두 가지인데, '포포포' 앤솔러지와 팝퍼즈TV 기획이 있습니다. 전자는 100명이 넘는 작가분들이 참가한 대규모 앤솔로지로, 2300엔의 비교적 높은 가격이지만 그를 상쇄하는 다양한 일러스트들이 구입한 사람을 맞이해줍니다. 후자는 TV를 주제로 하여 특정 부스에 가 상품을 구매하고 스티커를 받아 그것을 모아 일러스트 엽서를 받고, 모든 스티커를 채우면 특제 컵과 팝콘을 제공하는 이벤트였습니다. 아쉽게도 재정이 넉넉하지 않아 팜플렛만 받아 돌아왔습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같은 게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속에서 기운을 받았지만, 언제 다시 갈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게 되었기에 마음 한켠이 아리기도 했습니다. 현실을 잠시 떠나있던 만큼 다시 현실에 매진해서 더 멋진 모습으로 갈 수 있도록 해야겠지요. 언제나 후기를 남기면서 생각하는 바지만 제가 남기는 글들이 다른 분들께 조금의 도움이라도 된다면 기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