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에 처음 개최된 동인 음악 중심의 디제잉 이벤트 테트라포드(TETRAPOD)의 두 번째 행사가 홍대 롤링홀에서 2024년 9월 8일 오후~밤에 개최되었습니다. 1회차에서는 TAG의 첫 내한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기도 했는데, 그에 못지 않은 한국인 아티스트들의 디제잉도 빛났던 행사였어서 라인업이 어떻게 되든 또 열린다면 가려고 준비했는데, 이번에는 더욱 놀라운 라인업으로 개최를 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해외(일본) 아티스트 3명의 참가가 화제였는데, 바로 kors k, 이이모리 마사요시(Masayoshi Iimori), 그리고 삭제(sakuzyo / 削除) 3명의 참가로 상당한 화제가 되어 티켓은 소량의 현장 판매분을 제외하고 매진되었다고 합니다. 저는 이런 경우면 무조건 VIP 티켓을 노리기 때문에 VIP 티켓으로 신청했고, 당선되어 무사히 다녀왔습니다. 이 중 kors k는 2020년 1월 크로싱 델타로 내한하여 공연한 이력이 있는데, 이 때 저는 정말 별 생각 없이 해당 행사를 흘려보내서 드디어 kors k의 디제잉을 체험해볼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지난 번 테트라포드에서는 중간중간 자체 휴식을 가졌는데 이번에는 저번의 경험을 교훈삼아(?) 거의 모든 DJ들의 공연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해외에서 오신 세 분의 디제잉은 각자의 색깔이 굉장히 잘 드러나면서도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특히 이이모리 마사요시님의 공연은 한국에서 꽤 접하기 힘든 편이라 이 기회에 경험해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 분 곡들은 투덱에서 대체로 플레이하기 까다로운 채보가 많지만 '이거 클럽에서 들으면 몸을 움직이지 않고는 못 배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그랬습니다. kors k는 20년 넘는 DJING 짬밥 어디 안 간다고 모든 관객을 능숙하게 조련하는 디제잉 셋과 퍼포먼스가 인상적. 마지막으로 사쿠죠(삭제)님은 얼굴 공개를 꺼려서 빛이 반사되는 정사각형 박스를 쓰고 나와 디제잉(?)을 하는 기행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워낙 보여준 곡도 많고 사실상 리스닝 파티에 가까운 느낌이었어도 그동안 쌓아온 곡들의 퀄리티나 디제잉 셋이 매우 괜찮았습니다. 막바지의 알테일(Altale)과 Destr0yer의 떼창 및 모든 아티스트들이 나와 같이 퍼포먼스를 벌이는 장면이 최정점.
공연이 모두 끝나고 kors k님의 싸인을 제가 소장하고 있던 <Disconation>, <Ways For Liberation>에 받고 (kors k : 나츠카시이나~) 사진도 찍었지만, 삭제님은 줄이 워낙 길었던데다 대관처 대관시간 이슈로 인해 예정보다 일찍 마감을 하게되어 삭제님의 사인은 받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다음에 M3 같은 데서 기회가 있다면...!
국내 아티스트 분들의 디제잉도 위의 세 명 못지 않게 각자의 개성적인 디제잉 셋과 더불어 약을 한 사발 한 것 같은 VJ까지 더해져서 매우 재밌는 행사였습니다. 특히 소브렘(Sobrem)님의 '나 사나이다' × NOBUNAGA를 여기서 들을 줄은 몰랐습니다(...). ARForest, ESAI, Ruxxi, SANY-ON님의 공연도 각자의 매력적인 퍼포먼스와 함께 계속 몸을 흔들었습니다. 다만 지난 테트라포드 때에는 음료(주류)를 많이 마시면서 즐겼는데 이번에는 그럴 겨를은 딱히 없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행사가 계속 한국에서 열려서 이러한 즐거운 경험과 추억을 늘려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테트라포드 주최자, 관계자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