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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 LIFE

20170627

by 小雨 2017. 6. 27.

  근 1년 이상 BEMANI 관련 정보를 빠르게 업데이트해서 트위터를 통해 알려주시던 <BEMANI 일일정보> 계정주께서 비마니에 흥미를 잃어 활동 종료를 선언하셨다. JAEPO도 다녀오시고 따로 이벤트도 하는 등 열정적으로 운영하셨기에 그 소식이 더 충격으로 다가왔다. 개인적인 안면이 있는 것이 아니라 BEMANI 중 어디에 꽂혔다가 어디에 실망하고 떠나시는지 모르겠지만, 이 소식을 들으며 현재 나 또한 이 게임을 즐기고는 있는 건지, 계속 남아 있어야 하는건지 하는 고민이 든다.


  올해로 내가 BEMANI를 접한지 10년이 되었고 BEMANI도 20주년을 맞이했지만, 축제의 분위기라기 보다는 어떻게든 이 브랜드를 연명하는듯한 느낌이 자꾸 들어서 불안하다. 특히 운영사인 코나미 또한 일본의 블랙기업으로서 게임계를 넘어 사회적으로도 악명이 알려져 있는 듯 하고, 최근 한국에도 그러한 사실이 알려져 많은 분들이 화를 냈던 것으로 안다. BEMANI는 좋은데 코나미는 싫은 그런 감정이야 이전부터 양국에서 존재했지만 이제는 BEMANI 자체도 힘을 내는게 조금 버거워보인다.


  물론 지금까지 쌓아온 것들이 있기에 한순간에 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인재풀 또한 사운드볼텍스 플로어 등을 통해서 어떻게든 충원하고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외주, 객원 투고일 뿐 핵심이 되는 상주(resident) 멤버들은 이전보다 수도 줄었고, 더 짧은 시간에 더 다양한 게임 기종에 곡을 공급하느라 고생이다. 이들 중에서는 IIDX가 가장 관리가 잘 되는 것 같지만 그 외의 게임들은 솔직히 잘 모르겠고, 특히 팝픈뮤직은 많이 버거워 보인다. wac선생의 꿈이 담긴 노스탈지아를 탓할 문제는 아니지만 그쪽에 들어간 공력의 반이라도 팝픈에 들어갔다면 조금은 더 살아나는 분위기가 아니었을까...하는 망상까지도 한다. 팝픈은 슬슬 OST를 비롯한 새로운 소식이 들려와야 정상일텐데 그런 소식도 아직 없고, 에클랄 말기의 그 무기력함이 재발하지를 않길 바랄 뿐이다. 무기력한 것은 나 자신으로 족하다.


  나는 소위 '영업'에 굉장히 내적 저항이 강한, 내가 좋은 것이 아니면 거의 마음을 열지 않는 성격이다. 하지만 일단 마음을 한 번 열기 시작하면 정말 꾸준하게, 오랫동안 마음을 주는 그런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상이 매우 힘들지만 나는 이런 성미 때문에 쉽게 이 게임들을 떠나지는 못할 것 같다. BEMANI를 통해서 받았던 꿈과 희망, 위로와 위안, 그리고 새로운 만남들은 다른 곳에서 쉽게 찾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이 게임들과 함께 더 행복해지는 날은 과연 다시 올까... 싶다. 팍팍한 삶과 더불어 고민이 많은 요즘, '내가 좋아하는 것에 어떤 의미를 부여해야 할까' 싶은 나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