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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 LIFE/2022~

(2023) 기타 팝 레스토랑 #50

by 小雨 2023. 11. 4.

 

○ 이벤트명 : 기타 팝 레스토랑 #50 (Guitar Pop Restaruant vol.50)

○ 개최일시 : 2023년 10월 14일(토), 15일(일) 2일

○ 개최장소 : 일본 도쿄도 도시마구 大塚Hearts Next (JR 야마노테선 오츠카大塚역, 도덴都電 아라카와선 오츠카에키마에大塚駅前정거장 북쪽 방면 도보 3분)

○ 참가일시 : 2023년 10월 14일(토) (낮, 밤)

○ 공식사이트 : https://gprofficial.net/

 

 > 작년 12월에 참가한 Sana 선생님의 공연 이후 약 10개월 만, 그리고 기타 팝 레스토랑(이하 기타포)만으로 따졌을 때로는 무려 4년만에 현장 참가한 공연이었습니다. 코로나 시국 이후로 주최에서도 해외 사후 중계를 지원해주기 때문에 처음에는 이전에 비해 상당히 비싸진 일본 여행 비용(비행기, 숙박비) 때문에 고민을 좀 했는데, 제가 좋아하고 응원하는 보컬리스트 테아(TEA, てあ)님이 오랜만에 라이브 이벤트에 출장하신다 하여 최근 줄어든 활동의 양 때문에 언제 다시 볼 지 몰라서 직관을 결정했습니다. 더불어, 이번 포스터 등의 도안을 맡은 ぼん님이 저의 친구이기도 해서 정말 오랜만에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겸사겸사.

 

  확실히 비행기 값은 코로나 시국 이전의 그 밥먹듯이 일본 갈 정도의 비용을 기대하면 안 되는 수준으로 많이 올랐습니다. 딱히 특별히 한국, 일본의 여행 특수와 겹치지 않는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엄연히 LCC인 진에어를 탔는데도 50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불하고 나니 현타가 조금 오긴 했습니다(더 어이없는 것은 예약 후 한 달 뒤 조회를 해보니 오히려 10만원 가까이 더 싸져 있어서 허탈했습니다). 숙소는 제가 평소 도쿄 등에 갈 때 자주 이용하는 호텔 체인이 있어 거기에서 예약을 했는데, 가장 자주 묵는 아키하바라점이 비싸졌기도 했고 근처에 공사도 한다고 해서 이번에는 니혼바시 근처에 있는 곳인 닌교쵸(人形町. 도영 아사쿠사선과 도쿄메트로 히비야선이 지납니다. 그리고 조금 걸으면 한조몬선 미츠코시마에역, 스이텐구마에역도 이용 가능)에 있는 지점을 예약했습니다. 어차피 이번 여행은 기타포 하나만 보고 가는 거라서 멀리 갈 일도 없어서 특별히 문제는 없는 위치 선정이었습니다.

 

  참고로 닌교쵸 - 신니혼바시 - 바쿠로쵸 - 바쿠료요코야마 지대는 접근성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비즈니스 호텔이 많은 편이니 도쿄 여행에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다만, APA 호텔 체인 만큼은 가격이 싸지만 관광 관련 업종에 종사하면서도 극우적 행보를 공개적으로 벌이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피하시기 바랍니다. 증오 범죄는 하고 싶고 외국인(한국인, 중국인) 돈은 벌고 싶은 건지... 이 지대를 지나는 도영 아사쿠사선(하네다, 나리타 모두 직결운행)은 물론이고, 신주쿠선(동쪽 종점인 모토야와타역에서 케이세이야와타역으로 환승, 케이세이 본선 급행으로 나리타공항에 접근 가능하나 상당히 오래 걸립니다)도 공항, 여행에 있어 한번 이상은 쓰게 되는 노선이라. 이런 경로는 추천하지 않지만 JR 신니혼바시역에서 소부쾌속선으로 나리타 공항까지 갈 수도 있기는 합니다(하지만 굳이 JR을 탈 거라면 이 글을 읽을 분들은 일본인이 아닐 확률이 99%이기 때문에 넥스 타세요...)

 

 개인적 얘기지만(개인 블로그인데 개인 얘기를 안 쓰면 뭐지)저는 7월에 본사로 전근을 가게 되어 예전보다 공항에 가기 상당히 어려운 환경이 되어, 어쩔 수 없이 휴가 하루를 내서 금~일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을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진에어도 모회사인 대한항공이 이용하는 인천공항 2터미널로 옮기게 되어 처음으로 2터미널까지 가보게 되었습니다. 하네다라는 훌륭한 접근성의 공항을 터미널로 쓰는 피치 항공도 고려는 했지만 스케쥴상 금요일 밤에 타면 토요일 공연에 제 정신으로 다니기 어렵고, 목요일에 탄다면 휴가를 1일을 넘겨 써야 하는 데다 코미케같은 즉매회처럼 그렇게까지 아침 일찍 해야 할 일이 없기 때문에 그냥 평범하게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첫 날에 도착하고 나니 에코백(토토백)을 안 가져왔고 가져 온 백팩도 상당히 작아 짐 들고 다니기 너무 불편해서 임시방편으로 토토백 하나를 사러 예정에도 없이 요코하마까지(...) 다녀 왔습니다. 어차피 살 거면 계속 쓸 건데 봇치 더 락 결속밴드의 토토백을 현물 판매하는 곳이 요코하마에 있었습니다... 아무튼 10월에 갑자기 오른 N'EX(나리타 익스프레스) 외국인 왕복 패스 가격(약 5천엔) 때문에 특정도구내지역 특례를 이용할[* 주1] 일도 없어서 가만히 있다 더 싸지고 (4,480엔) 가격도 빠른 케이세이 스카이라이너 왕복권을 이용했습니다. 참고로 해외에서 예약해야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 가능하니 유의. 그리고 술 좋아하는 블로그 주인장 답게 흑맥 하나 챙겨서 편하게 바깥 구경 하면서 왔습니다.

 - 그리고 케이세이우에노역 - 우에노역을 거쳐 우에노도쿄라인(도카이도선 - 우츠노미야선, 조반선 등을 연결하는 급행 전철)으로 단 4개 역을 거쳐 요코하마까지 갔다 왔습니다. 요코하마 역은 처음이었는데 역시 카나가와 현의 중심이라 그런지 굉장히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30분 이상 목적지를 가는 데 헤맸습니다. 가서도 아무리 찾아도 없어서 점원을 불러 찾아달라고 해서 겨우 물건을 살 수 있었습니다. 나름 길 눈에 자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미로같은 곳은 또 처음이었습니다. 도쿄로 돌아올 때는 케이큐 본선 특급 - 센가쿠지泉岳寺 - 도영 아사쿠사선을 통해 닌교쵸 역에 내려서 체크인 시간(오후 3시)에 맞춰 체크인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정비를 하고 11월에 있을 블루아카 오케스트라 콘서트 티케팅을 하고(...) 저녁에 이케부쿠로에 가서 일본 유학중인 친구를 만나 토리키조쿠鳥貴族라는 꼬치구이 체인점에 가서 무한리필(노미호다이飲み放題) 수준으로 먹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술김에 카드커넥트에 도전했다 만 엔 넘게 물렸습니다(이런 불합리한 소비를 하면 안 됩니다. 하지만 천장도 안 만든 코나미가 나쁜 놈들입니다.).

 

[* 특정도구내지역 특례라 함은 요약하자면 도쿄, 요코하마, 오사카 등 대도시권에서는 JR의 노선이 워낙 많고 가는 방법 등도 다양하다 보니 요금 등을 산정하기 어려워 특정 거리 이상의 노선을 이용하면 해당 도시의 중심역, 도쿄로 따지면 도쿄역 등을 중심으로 운임을 산정해 해당 구역 내 어디든 하차가 가능한 특례입니다. 반드시 여행자에게 유리한 규정은 아니고 경우에 따라서는 간 거리에 비해 요금을 더 내게 될 수도 있는 특례입니다. 한국에는 없는 개념인데 굳이 비유하자면 광주송정역에서 KTX를 타고 용산역에서 내리니 추가 요금 없이 같은 코레일이 운영하는 경의중앙선 광역전철을 이용해 왕십리까지 하차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얘기를 왜 꺼냈냐면 외국인만 구입 가능한 N'EX 왕복권은 이 특례를 적용받아 넥스가 서지 않는 도쿄도내 다른 역에 환승해 하차해도 추가 요금을 안 내도 되는 겁니다. 오락실 순례를 예로 들자면, 이 특례를 이용해서 나리타에서 출발해 WGC가 있는 니시쿠니타치西国立까지 가면서 넥스 패스 이상의 추가 요금 없이 갈 수가 있습니다.] 이 블로그 리듬게임 블로그 맞아요?

 

 그리고 나이도 들고 여독까지 쌓여서 그런지 생각보다 늦게 일어났고(호텔이 암막 수준으로 어둡게 커텐을 쳐놓은 것도 있습니다)하지만 겨우겨우 씻고 일어나 무사히 지각하지 않고 오오츠카에 있는 공연장에 갈 수 있었습니다. 원래 최소비용은 도쿄메트로 노선만 이용(히비야선 - 마루노우치선 신오오츠카역)하는 것이지만, 시간이 부족해서 어쩔 수 없이 JR 환승(닌교쵸 - 아키하바라 - 오츠카)을 해서 갔습니다. 공연장인 Hearts Next는 JR 야마노테선 오츠카역에서 제일 가깝지만, 만약 도쿄메트로(+도영지하철) 패스를 갖고 있다면 도쿄메트로 마루노우치선 신오츠카역에서 내려 걸어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행히도 늦지 않았고, 예약 순번 자체는 꽤 빠른 편이라 일찍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공연 비용만 생각하고 별도로 추가로 내야 할 드링크값을 생각을 안 하고 돈을 꺼내놔서 조금 헤멨습니다. 미안합니다...

  아무튼 12시부터 공연이 시작되었고, 첫 타자는 다다코(駄々子), Ms., 유지(ゆーじ, = red glasses) 세 명의 공연부터 시작. 다다코와 Ms.씨는 Retropolitans라는 2인조 유닛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유지씨는 건반 담당. mami씨와 m@sumi씨의 유닛인 mamiとm@sumi씨의 공연 차례에서는 중대발표로 이번 공연이 해당 유닛으로는 마지막이라고 해서 다들 놀랬지만, 이는 새로운 유닛 마미마스로 활동한다는 빌드업(추진력을 얻기 위해 무릎을 꿇었다!)이었습니다... 그리고 three-weeks-old lovesick puppy, 스기모토 키요타카(DJ SIMON)씨의 공연으로 이어지면서 낮 공연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타자인 스기모토상의 공연 마지막은 소프트락으로 시작해 도중에 리틀락으로 넘어가는 그야말로 치트키에 가까운 구성으로 많은 이들을 열광케 했습니다. 저도 울고 싶어질 정도로.

 

  낮 공연이 끝나고 저는 일본인 친구인 ぼん님과 몇 년 만에 만나서 수십분 동안 이야기를 나누며 회포를 풀었습니다. 너무 오랜만에 일본어로 말하고 듣는 일을 하는지라 굉장히 긴장했지만 잘 받아주셔서 즐거운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일본어 공부를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저녁 공연 전에 배를 채우고자 요요기(代々木)에 있는 제가 도쿄에 올 때마다 자주 찾는 대만식 라멘, 교자집에 가서 밥을 먹고, 공연 시간에 맞춰 다시 공연장에 돌아왔습니다.

  지난 2019년에 참여했을 때는 사정으로 인해 밤 공연을 볼 수 없었기 때문에 밤 공연은 처음이었습니다. 밤 공연의 첫 타자인 kidlit님부터 시작해 마지막 후지노 마나미(藤野マナミ) 선생 공연까지 어느 하나 마음에 들지 않는 공연이 없었습니다. 가장 보고 싶었던 공연인 테아(てあ)님, Yu_Asahina님, 그리고 우사오린 세 명의 조합으로 테아님의 목소리로 노래를 다시 현장에서 들을 수 있어서 매우 기뻤습니다. 그리고 리모넨(사노 카모메 + 츠키시마 하루카) 밴드 공연도 2019년에 못 봤던 그 조합을 다시 라이브로 맹렬한 연주로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 그리고 평소 좋아하던 보컬리스트인 테아님와도 만나 인사를 건네고 앨범에 사인도 받고, 사진까지 찍으며 이야기를 잠시 나눌 수 있었던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공연이었던 후지노 마나미님의 공연에 맞춰서 테아님과 우사오린님이 사이리움을 준비해오셔서 다른 사람들도 다 흔들면서 공연을 즐겨서 마지막은 정말 성대한 공연이었습니다. 그리고 앵콜로 핑퐁대시까지. 같이 간 친구는 몸이 안 좋아져서 아쉽게도 모든 공연을 다 같이 즐기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귀중한 만남의 기회가 이어질 수 있어서 굉장히 기쁘고 기억에 남을 공연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귀국을 위해 호텔에서 체크아웃 하고 나와 근처 닭 우동집에서 밥을 먹다가 제가 예전에 올린 기타포 홍보 트윗을 보고 기타포를 알게 되어 이번 공연에 참가할 수 있었다는 한국 분의 트윗을 보고 정말 밥 먹다 울 뻔 했어요. 제가 하고 있는 일들이 과연 다른 사람들에게 무슨 영향이 있을까~ 라고 생각하며 기본적으로 제 만족을 위해 글을 쓰고 트윗을 하지만, 그것이 단순히 제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구나- 싶어 정말 이번 여행의 정점을 찍은 날이었습니다. 그 뒤 비오는 도쿄 아키하바라에서 혼자 야끼니꾸를 먹고 술도 엄청 먹은 뒤 집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러 우에노로 갔습니다. 그 뒤 귀국할 때까지는 필름이 끊겨 기억이 안 납니다(...).

 

  아무튼, 예전에 비해 상당히 올라간 비용과 바빠진 일상 때문에 예전처럼 일본을 제 집 드나들듯이 다니기는 매우 어려워졌지만, 이런 기회가 있다면 다시 또 오고 싶었던 그런 3일이었습니다. 아, 이번 공연도 2020년 이후의 공연처럼 사후중계를 할 예정인데, 12월 9일~10일(토~일)에 이루어질 예정이며 그에 관해서는 공식 트위터에 공지가 올라올 예정이니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