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LAY & LIFE/2018~2020

(東京) Guitar Pop Restaurant Vol.46

by 小雨 2021. 8. 1.

 

https://gprofficial.net/

 

  기타팝, 시부야계(渋谷系) 음악을 주로 취급하는 라이브 이벤트 '기타 팝 레스토랑(Guitar Pop Restaurant ; ギターポップレストラン, 약칭 기타포ギタポ)의 46번째 공연에 지난 2019년 11월 23일에 다녀왔습니다. 주로 도쿄에 있는 소규모 공연장을 대관하여 열리는 이벤트로, 참가하는 아티스트들 중 팝픈뮤직과 관련이 있는(대표적으로 DJ SIMON(스기모토 키요타카, 杉本清隆), m@sumi, red glasses 등) 아티스트들도 많아 팝픈뮤직과 시부야계 음악을 좋아한다면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이벤트입니다.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보통 1년에 4번 정도 공연을 여는 듯 하나, 2020년에는 세계적인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으로 인하여 공연계획 자체가 무산되었고, 2021년에 겨우 라이브 녹화 스트리밍(配信)를 통해 Vol.47의 공연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동안 일본에 간 이유는 주로 FEEL SO GOOD 등 팝픈뮤직 관련 이벤트 참가를 위해 간 것이었는데, Vol.46의 경우에는 라인업이 워낙 화려해서 (https://gprofficial.net/live46.html) 이 공연만을 위해 단독으로 갈 계획을 세워 다녀왔습니다. 현장에서도 티켓 구매는 가능합니다만 역시 예약하고 가는 게 좋기 때문에 약 한 달 전쯤 홈페이지에서 티켓을 인터넷으로 예약했고, 나쁘지 않은 순번을 받았습니다. 예약을 한 뒤 이벤트 회장에 가서 대금을 지불하고 티켓을 수령하는 형태로, 종일권을 구매했고 이 티켓에는 음료대 1개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침 일찍 출발하는 비행기를 예약했기 때문에 출국 전날에 명동에서 신카이 마코토(新海誠) 감독의 최신작 <날씨의 아이天気の子>를 보고, 인천국제공항에서 대기하다 나리타成田 공항으로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고 11월 22일에 출발.

 

  전날에 본 <날씨의 아이>는 비가 끊이지 않는 도쿄를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으로 2021년 지금까지 극장에서만 수십번은 볼 정도로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입니다. 아침 일찍 도쿄(정확히는 치바현 나리타시)에 도착하니 하루종일 비가 그치지 않고 계속 내려서 OST를 들으며 이 영화 생각을 계속 하게 하는 날씨였습니다. 나리타 공항에서 도쿄로 가는 철도교통은 두 회사(JR, 케이세이 전철)가 맡고 있는데, 이번에는 왕복 모두 나리타를 통해 가는 플랜을 세워서 JR 동일본의 공항철도 특급 열차인 <나리타 익스프레스>를 이용했습니다. 상당히 비싸고 경쟁사인 케이세이의 스카이 라이너에 비해 느린 열차이지만 단기체류 외국인이라면 왕복권을 4천엔 정도에 살 수 있고, 나리타 익스프레스가 정차하는 역 뿐만이 아니라 도쿄도 내 특정구간까지 추가금액 이용 없이 이용 가능한, 편리한 패스가 있어 이것을 이용했습니다. 이 티켓을 이용해 나리타공항 제1터미널에서 도쿄의 타치카와(立川駅)까지 갔는데, 나리타 익스프레스는 생각보다 매우 쾌적하여 잠을 제대로 못 잔 상태를 조금이나마 쉬게 해 주었습니다. 도쿄 역에서 낑낑대며 츄오쾌속선(中央快速線)으로 갈아타 타치카와까지 가서 게임센터 WILL (이전 도쿄 코마고메駒込에 있던 희귀 리듬게임 전문 오락실 World Game Circus가 이전개업한 오락실) 을 들렀습니다.

 

  2019년부터 도쿄에 방문 시 고정적으로 묵는 숙소가 아키하바라 근처에 있어서 저녁 시간이 지나서 체크인해 들어갔고, 다시 도쿄를 조금 둘러본 뒤 다음 날 일정을 위해 휴식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식사를 하고 공연장이 있는 오츠카(大塚)에 가기 전에 <날씨의 아이>의 주인공 아마노 히나(天野陽菜)와 그의 동생 아마노 나기(天野凪)가 살던 집이 있던 타바타(田端)에 잠시 들러 성지순례(실제 해당 위치에 집은 없지만, 타바타 역의 남쪽 출구가 히나의 집에 가는 길로 나옵니다.)를 하고 다시 야마노테센을 타고 오오츠카에 도착, 역시 이 날도 흐린 날씨였습니다. 가보니 벌써부터 줄이 길게 서 있었고, 약 1시간 못 되게 기다려서 입장 후 티켓값 지불 후 라이브 회장에 입장했습니다. 심장이 매우 떨렸습니다. 참고로 전석이 스탠딩 석이었는데 운 좋게 꽤 앞줄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 오후부(昼の部)
공연시간 : 12:20(12:50) ~ 16:20(실질적으로 약 17시 정도에 종료)
DJ : 토키와 유유(常盤ゆう) / 스기모토 키요타카(杉本清隆)
공연 : Retropolitaliens (Ms. + 駄々子) / マッカチン企画 / meiyo / 藤野マナミ feat. m@sumi / Yu_Asahina + TEA + うさおりーぬ

 

  주로 기대했던 공연은 역시 후지노 마나미(藤野マナミ)님의 공연과, 마지막의 3인 합동 공연이었습니다. 12시 20분부터 입장이 가능하여 음료 하나를 교환하고, 공연장에 들어가니 뒤에서 토키와 유우(常盤ゆう)님이 디제잉을 하고 있는 광경을 보고 정말 신기했습니다... 참고로 공연 중에는 사진 촬영은 가능하나, 몇몇 아티스트들은 사진 촬영을 자제(NG)해달라고 사전에 고지를 하니 이 부분은 주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그 외 지켜야 할 규칙 등은 이 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니 혹여 이후 참가를 원하시는 분들은 필히 확인하시기를. (https://gprofficial.net/manners.html) 저도 이 가이드라인을 따라 몇몇 사진을 찍었습니다만 여기에는 올리지 않겠습니다.

 

  12시 50분부터 본 공연에 들어갔고, 첫 아티스트인 Retropolitaliens는 Ms.와 다다코(駄々子) 두 명으로 이루어진 혼성 듀오입니다. 나중에 다다코씨가 참여한 곡이 팝픈뮤직이나 사운드볼텍스 등에 수록되어서 지금은 낯설지 않은 아티스트입니다만 이 때는 잘 몰랐습니다. 후지노 마나미님과 m@sumi님의 공연은 다른 곡들도 좋았지만 역시 팝픈뮤직 수록곡인 'キミに届け' (장르명 테라피) 를 듣는 귀한 경험을 했습니다. 귀여운 노랫소리가 CD나 게임음원이 아니라 직접 들으니 제 마음은 이미 녹아 흘러내리는 중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Yu_Asahina, TEA, うさおりーぬ 이 세명의 공연도 좋았는데, 개인적으로 보컬인 TEA님의 팬이기 때문에 오후부 중 가장 기대했습니다. 첫 곡으로 히나비타♪의 야마가타 마리카(山形まり花)의 노래 '사랑과 킹콩 恋とキングコング'의 커버부터 시작해 어떻게 시간이 흘렀는지 이제 기억이 흐물흐물 하지만 여러 곡들이 나왔고, 마침 이 날이 Yu_Asahina님의 생일이었기 때문에 깜짝 이벤트까지 있어 매우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아코디언과 키보드를 연주한 우사오리누(うさおりーぬ)님은 이전에 에클랄에서 '魔法の木の実'를 제공한 아티스트로, 이 날도 즐겁게 연주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앵콜공연에서 TEA님이 팝픈뮤직에 토키와 유우 님이 처음으로 참가한 곡인 카모밀 배스룸(カモミール・バスルーム)을 부르는데... 중간에 토키와 유우님이 나와 듀엣으로 부르는 정말 전율이 흐르는 시간을 보내고 오후부가 끝난 뒤, 저녁 공연을 기다릴 준비를 하면서 공연장 밖에 있는 굿즈 판매장에서 앨범 몇 장을 구매했습니다. 그런데 나와서 핸드폰을 확인해보니 급한 연락이 와 있었고, 저의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셨으니 빨리 귀국하라는 연락을 받아 종일권을 받았지만 당연히 저녁 공연을 포기하고 급하게 공연장을 나갔습니다. 급하게 나가다가 코사메상(小雨さん)하고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 뒤돌아보니 근 1년동안 못 만나던 일본인 지인분을 만나게 되어 황망한 마음상태였지만 잠깐이나마 회포를 풀고, 다음을 기약하며 숙소를 거쳐 급히 잡은 대구행 비행기를 타고 귀국하게 되었습니다.

 

  저녁 공연의 라인업 또한 화려했고, 이 이후로 코로나 판데믹으로 인하여 공연은 커녕 일본 자체를 못 가게 되어(실제로는 2020년 2월에 갔던 게 마지막입니다) 공연을 못 보게 된 것이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중대한 일이 있던 것도 있고 이미 오후부 공연과 만남만으로도 일본에 왔던 목표를 이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1년을 쉬고 공연 녹화중계로 이루어진 Vol.47도 매우 만족스러운 공연이었기에, 향우 코로나 판데믹이 가라앉고 다시 예전처럼 한국과 일본을 오갈 수 있고, 공연 또한 라이브이벤트로 재개된다면 다시 한 번 가고 싶은 마음이 가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