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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 LIFE

자승자박

by 小雨 2017. 11. 2.

  2017년 10월경부터 코나미 내부 작곡가의 명의를 BEMANI Fan Site 등에 밝히는 것을 피하던 코나미가 결국 게임 내에서도 내부 작곡가의 명의를 표기하지 않고, BEMANI Sound Team이라는 개성이 결여된 명칭으로 통합하여 표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세한 이유는 '내부 사정'이라고만 밝히고 있는데, 트위터를 비롯한 한·일 양국에서는 '선전부 다나카'가 벌인 파문의 여파로 인해 내부 크리에이터들이 이름을 내걸고 활동하는 것을 막기 시작했다고 보는 것이 중론입니다. 


  ○은 다나카가 쌌는데 조용히 자기 할 일만 열심히 하던 작곡가들이 연대책임을 지게 된 꼴인데, 이를 보면 안그래도 '블랙 기업'으로 악명 높은 코나미답다는 생각이 더 깊이 드네요. 더불어 외주 작곡가들의 명의는 이전과 동일하게 표기해주는 것을 보면, 내부 작곡가들의 사기를 크게 꺾는 행위가 된다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닌지, 오랫동안 공헌해온 크리에이터들의 가치를 무시하는 행각은 흡사 코지마 히데오에 대한 코나미의 악행을 다시 보는 기분입니다.


 BEMANI는 가장 오래되면서도 번창한 리듬게임 브랜드이지만, BEMANI를 떠받치고 있는 수많은 작곡가, 디자이너, 개발진의 땀이 모인 브랜드입니다. 그들의 아이덴티티를 꺾는 꼴을 계속 보기보다는, 차라리 그들의 가치를 알아주는 다른 곳에서 더 날개를 펼쳐보이는게 더 행복한 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식이 이렇게 팬들과 개발진들의 등을 떠미는데, 무슨 미련이 있을까요. 안타깝습니다.